“AI가 가상공간 쇼핑 가이드…K팝은 좋은 콘텐츠 재료”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아내 덕에 XR 관심…10년간 콘텐츠 개발
애플과 XR 웨어러블 비전프로 공동연구
한국시장 진출 시동…“굿즈 제작도 자신”
아이스테이징 가상현실 서비스 화면 |
가상공간에서 고객이 AI(인공지능)와 함께 간단한 손놀림으로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한다. 기업은 가상공간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솔루션을 준비한다. 이젠 XR(확장현실) 기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럽 메타버스 기업 아이스테이징의 조니 리(Johnny Lee) 대표는 10년째 XR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실공간을 30초 만에 VR로 만들고 편집하는 VR 메이커, 가상공간을 만들고 편집하는 메타(Meta) 메이커, 제품이나 사람을 3D로 만드는 AR 메이커 등이 그의 작품이다.
오는 10월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그는 ‘XR을 통해 상상력을 볼 수 있는 여정을 디자인하다(Design a journey to see imagination thruough XR)’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10만개의 기업이 아이스테이징의 XR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가상공간 제작이나 쇼핑을 돕는 업무를 AI가 대신해주는 서비스까지 개발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처음 가상현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내의 업무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인테리어를 할 때 3D를 활용하는데, 조금 더 쉽게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게 가상현실 사업의 첫걸음이었다. 실제, 인테리어는 가상현실 기술이 실용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분야다. 인테리어가 필요한 공간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360도 공간으로 만들고, 바꾸고 싶은 디자인을 명령문으로 입력하면 공간 인테리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사를 갈 때는 새 가구와 가전도 넣어볼 수 있다. 그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날씨에 상관없이 고객을 데리고 방을 보여주러 갈 필요가 없고, 방의 하자나 문제가 있는 곳까지 클릭 하나로 확인할 수 있다”며 “공간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면, AI학습이 된 엔진을 통해 공간의 누수와 결함을 잡아내고 기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 분야에서 XR은 실시간 통신으로 제품과 공간을 보여주며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라며 “매장을 실제로 촬영하거나 AI에게 만들어달라고 하면 내가 원하는 쇼핑몰 공간이 1분에 30개씩 만들어 진다. 이미 유명 패션 기업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XR을 경험하기 위한 기기들은 다양하다. CCTV처럼 고정된 하드웨어를 통해 공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실용성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스테이징은 애플과 함께 비전프로를 시작으로 ‘AR Glass’, ‘스마트 안경’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쇼핑몰을 꾸미는 작업자들이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실시간으로 공간을 공유하면서 작업을 논의할 수 있다. 고객들도 스마트 안경을 쓰고 매장을 둘러보면서 제품 가격이나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안내받는 식이다.
XR 구성에 활용하는 AI 기술도 중요하다. 아이스테이징은 기업용 AI비서를 통해 고객사와 생산 제품을 파악한다. 단순 챗봇이 아니라 자료 수집과 학습을 통해 고객들이 좋아하는 제품의 패턴, 질감, 디자인 등을 제안하게 된다.
아이스테이징은 지난해 아시아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콘텐츠는 바로 K팝이다.
“K팝은 시장성이 큰 콘텐츠 재료”라고 강조하며 ‘K팝 굿즈’를 예로 들었다. 그는 K팝 굿즈를 3D화한다면 판매나 유통 등에서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품 회사들이 사용하는 제품 수준을 구현하고자 그동안 가장 많은 연구를 했던 분야다. 이미 10만 고객사들과 함께 상용화한 제품들도 있다”고 자신했다.
또, “공간을 무한대로 실시간 생성할 수 있는 기술과 사진, 영상 등을 넣어 편집하는 기술을 통해 가수와 팬들이 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니 리 대표는 향후 기술이 현실을 구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는 단계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처럼 현실을 가상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앞으로는 현실의 데이터를 합성해 빠르게 AI 학습을 거친 후 현실에서 일어날 일들을 추론해 솔루션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이스테이징과 메타버스의 미래는 AI와 3D, XR이 융합돼 실제 기업이나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나와야 한다”며 “이제 시작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
원문출처 : 헤럴드경제